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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보이지 않는 힘 나는 내 눈으로 한번 똑똑히 분꽃이 피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갑자기 봉오리가 활짝 벌어질 줄 알았는데 지키고 앉았으니까 왜 그렇게 안 벌어지는지요. 나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약간 느슨해진 꽃봉오리를 손으로 펴려고 했습니다. 잘 안되더군요. 인내..
소음도 음악이 된다 어느 피아니스트가 <백사시옹(Vexationas)>이라는 한 장짜리 악보를 연주했다. 그런데 청중이 하나둘 자리를 뜨더니 끝날 무렵에는 십여 명만 남은 게 아닌가. 그럴 것이 <백사시옹>을 다 연주하는 데 열세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백사시옹>은 ‘짜증’이..
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둘러싼 기억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 죽어간다. 우리는 그걸 ‘학살’이라고 불렀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의 날씨를 잊었고, 싫은 내색을 할 때면 찡그리던 콧등의 주름이 어떤 모양으로 잡혔는지를 잊었다. 나란히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던 이층 찻집의 이..
아르토 파실린나, 『기발한 자살 여행』, 솔출판사, 2005 당신은 자살을 생각하는가?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헬싱키 중앙 우체국 앞으로 우정 어린 편지를 보내라. 암호는, "공동의 시도." 세상 풍파에 시달린 사람들.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너무 일찍 상실한 사람들... 술을 마..
다섯 살의 영혼 ‘너를 만나고 돌아와 어둠 속에 맑아진 유리창을 본다. 어둠 속에서 맑아진 유리창…… 너의 얼굴이다’ 기계가 기록해 놓은 형광빛 시각은 03/12 1:54 AM. 나는 그런 문자를 너에게 찍어 보냈다. 핸드폰 문자함에서 이원, 이원, 이원, 너의 이름을 보면서 문득, 연애하는 이들의 문자함이 ..
문수스님 영정 앞에서 수경스님, 조계사, 2010 (photo by 이상엽) 다시 길을 떠나며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납니다. 먼저 화계사 주지 자리부터 내려놓습니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인생은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습니다. "대접받는 중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 초심 학인 시절, 어른 스님으로..
야간열차 안에선 그렇듯 순간적이고 덧없는 일들이 미세하게 다른 모습으로 끊임없이 되풀이되곤 했다. 떠나온 역에 대한 기억은 반 이상 지워졌지만, 다가오는 역에 대해선 통 짐작도 할 수 없는 상태. 벵골어로는 ‘어제’와 ‘내일’을 가리키는 말이 똑같다더니, 철로 위에선 현재가 과거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