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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별별 이야기 (15)
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시인의 편지 병원 다음 병원, 병원 다음다음 맥줏집−소란에게 김안녕 / 시인 #1올여름은 유난하였다. 유난히 무더워서 누구도 만나지 않을 핑계가 되어 주었고, 여행도 산책도 무리였다. 그래서였을까. 소란…, 너의 시집(『수옥』)과 에세이(『빌딩과 시』)에 유독 깊이 들어가 잠수하듯 나는 너의 글을 탐독했다. 때로는 너의 문장을 읽는 일 자체가 상처를 덧나게 헤집는 것 같아서 덮어 두고선 딴청을 부려 보고, 그러다 또 숨 돌릴 수 있을 때면 다시 너의 문장들에 파묻혔다. 그래 정확히 그건 ‘파묻히다’라는 단어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너의 문장 속에 파묻히면 슬며서 너의 손을 잡고 있는 기분도 들다가, 너와 맑은 소주 부딪는 감흥에 젖다가, 네가 걷는 걸음에 보폭을 맞춰 걷게 되고, “(네가) 아..

마음이 먼저일까 몸이 먼저일까는 중요하지 않아요 -매일 쑥뜸을 뜨는 사람 김안녕(시인) #1 몇 해 전 여름, 맥주를 사려고 들어선 한 편의점 앞에는 작은 플라스틱 화분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화분에는 초록 잎사귀를 단 맨드라미 모종이 심겨 있었고, 맨드라미를 거저 가져가도 좋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어머, 웬일이야 이런 횡재라니.” 도심에서 이런 깜찍한 일이 벌어져서 놀라웠다. 그날 같이 있던 선배는 작업실 마당에 두려고 맨드라미 화분 두 개를 모셔 갔는데, 가을이 마저 오기도 전에 시들어 죽어 버렸다 했다. 그리고 문드러진 맨드라미 사진을 휴대폰으로 전송해 왔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 선배는 비록 맨드라미는 못 살렸지만 손수 아톰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 길고양이는 제법 튼튼하게 키워냈다...
“수만 킬로미터는 족히 떨어진 머리 위 어디쯤 구름이 지나가도 어깨가 무겁습니다. 바람의 방향에 까칠해집니다. 허술한 관절로 이루어진 인간입니다. 그 사이로 커피, 몽상, 혼잣말이 들락날락합니다." (이용임) 장미를 기억하니? 그룹채팅창에 안부를 넣는다. 안부를 넣어볼까 한다. ..
두 개의 초 두 개의 초가 있었다. 불붙지 않은 초가 불타고 있는 친구에게 말했다.​ ​ "너는 참 안됐어. 늘 불이 켜져 있으니 생명이 짧잖아. 너는 곧 존재하지 않게 될 거야. 나는 너보다 훨씬 더 행복해. 나는 불이 안 붙어서 녹을 일도 없거든. 나는 옆에 조용히 누워 오랫동안 살..
초등학교 때 고향에 함께 살던 언니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시집을 읽었다며, 언제 그렇게 컸냐며 내내 놀라워했다. 가슴의 쓸모, 어떤 이유... 언니는 내 시편들을 언급하며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까지도 상세하게 언급했다. 언니는 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아 대구 송현시장에서 떡방앗..
소년은 정복당하지 않는다 김은경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예진흥기금의 대가로 한국작가회의에 ‘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작가회의는 이에 불응함은 물론이고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반문화적 행정 폭력에 모든 저항 수단을..
배우 출신 감독 패시 컨시딘의 섬세한 연출과 영화에 그저 녹아들었다고 여겨지는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OST. 원제는 <Tyrannosaur(티라노소어)>,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폭력', '분노'라는 이름의 또 다른 얼굴을 은유한다. 분노와 슬픔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