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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최서인 _ 두부 본문
두부
최서인
우리는 주로 싱숭생숭하였다
체온이 식어가는 것을 지켜봐 주면서
동네 두부집에서 갓 나온 두부를
너는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네가 가끔 울던 이유에서 슬픔을 걸러내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몽글몽글한 온기를 혀로 뭉개며 눈을 맞춰 올 때
나는 두부가 아주 차갑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밥 대신 두부를 먹는 일이 잦았고
어느 날 아침엔 눈을 떠보니 네가
내 한쪽 어깨를 조금씩 떠먹고 있었다
나는 오래 따뜻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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