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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김지윤 _ 라스트 컷 본문
라스트 컷
김 지 윤
마지막 장면들만 모은 필름을 가지고 싶어
먼 길로 사라지는 뒷모습과
마주 보는 두 얼굴들과
닫히는 문들,
사랑이 이루어지고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구한 뒤에
긴 여름의 끝, 소년이 어린 시절과 작별한 후
서른 살이 되고, 마흔 살이 되고
아이가 자라서 집을 떠나고
누군가를 영영 잃어버린 후
그 다음 날의 새벽에 스미는 햇살
형편없이 참패한 넋 나간 얼굴들
빛나는 우승자의 광채
트로피와 쓰레기 위에 드리우는 어둠
사람들이 빠져나간 빈 운동장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은 건 이런 것들
너무 빨라 읽지 못하는 엔딩 크레딧
페이드아웃 되는 텅 빈 얼굴들
마침표를 손끝으로 오래 만져 닳게 해야지
세상의 모든 저주이자 축복인 라스트 신들
극장에 사람들이 다 나간 뒤
혼자서 보고 또 볼 수 있도록
모든 닫힌 문들이 헐거워 열릴 때까지
(김지윤, 『피로의 필요 』, 청색종이,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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