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이응준 _ 애인 본문

꽃처럼 아픈 詩

이응준 _ 애인

수평선다방의 시 2010. 4. 5. 22:34

 

 

     애인

 

               이 응 준

 

눈 덮인 벌판에 아무것도 없는

그림을 보면, 거기가

꼭 내 심장인 것만 같다

 

하지만 그것마저 남겨둔 채

영원히 가고 또 가고

 

너를 전부 여행하고 나면

우린

멸망이니까.

 

 

[자서]

 

완전히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은 손에는

피가 묻어 있게 마련이다.

 

거기에는,

죽음이

죽음인 것처럼,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응준,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세계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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