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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김지녀 _ 드럼 연주법 본문
드럼 연주법
김 지 녀
먹은 것을 다 게워 내고
비로소 내가 쓸쓸한 가죽으로 누워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릇처럼 흰 속살을 드러내지 않아도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떨림의 속도와 강도를
나의 가죽으로부터 느낄 수 있다
팽팽하게 잡아당겨진 가죽으로부터
나는 속이 텅 빈 종이에 가깝다
그때 내 성대는 나로부터 가장 멀리에서 멈춰 있다
밤새도록 비가 내려
두드려도, 희망은 열리지 않는 철문
철문을 뚫고 유령처럼 나를 빠져나가는 소리를 들을 때
다만 배가 고프다는 것
비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나는 거의 동물에 가깝다는 것
그러므로 나의 소리는 얼룩져 있다
기린 표범 물개의 무늬처럼 어떤 패턴처럼
공백(空白)의 공포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아름다운 가죽이 되기 위해
나는 꼭 다문 입술로
언제라도 비를 맞으면서 걸어 다닐 수 있다
어떤 무늬로든 소리 낼 수 있다
(『시소의 감정』, 민음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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