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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황병승 _ 그리고 계속되는 밤 본문
그리고 계속되는 밤
황 병 승
알코홀릭alcoholic, 그것은 연약한 한 존재가 자신을 열정적으로 위로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빠질 때까지, 더 나빠질 때까지
스스로 대답해야 하는 존재들, 끝없이 질문하는 존재들과도 같이, 지구 바깥에, 허공에 집을 짓는 사람들
그런 시절이 있었지
그때는 나도 너처럼 말수가 적었고
감당할 수 없는 질문들엔 얼굴을 붉혔다
험한 말들을 늘어놓지도 않았고 가끔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즐기는 편은 아니었어…… 대신 호주머니에 돈이 좀 있을 땐
꿈꾸는 약을 샀지, 매일 밤 계속될 것만 같은 아름다운 꿈들
돌이켜보면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던 것 같군
아름답다는 건 때로 사람을 맥 빠지게 만드는 어떤 결심
같은 것이기도 하니까
종교를 갖는다는 것, 찬물로 세수를 해라 이 엄마가 죽도록 때려줄 테다
공허해질 때까지 더없이 공허해질 때까지
언젠가는 밤새도록 책이란 것도 읽었지
너처럼 책 속에서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고
형제들에게 버림받은 짐승처럼
종이 속에 묻혀 조금 울기도 했지
그래 손등은 보드라웠고 뺨은 희었다
아! 뺨이 참 희었는데…… 너는 믿지 못하겠지만
그때도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 몰랐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그저 언제나 다그치고 몰아세우는
내가 나의 부모였으니까
위이트리스waitress, 네가 먹을 음식과 네가 먹다 남긴 음식을 치워주겠다는 뜻이다
나빠질 때까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때까지
(『트랙과 들판의 별』,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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