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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김소연 _ 로컬 버스 본문
로컬 버스
—비카네르에서 자이살메르까지*
김 소 연
버스를 한번 내릴 때마다
환생을 나는 하고 있다
몸 안 깊은 동굴에 머물던 짐승들이
한 마리씩 앞 정류장에서 먼저들 내리고
나는 한 정류장을 꼭 더 가게 된다
먼저 내린 짐승 하나가
꾸덕꾸덕 고개를 구부리며 길 없는 언덕으로 사라질 때마다
태양은 칠흑을 천천히 지워버린다
알현을 끝낸 신하처럼 어둠은
뒤로 걸어 허리를 숙인 채 공손히 사라진다
세워둔 배낭처럼 나는 허술하게
잠도 없고 세수도 없이 먼지 옷만 차려입고
버스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므로 나는
사막 한가운데의 바오밥나무거나
머리에 물 양동이 이고 집으로 가는 불가촉천민이거나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코브라이거나
잠시 빛 뒤로 숨는 별 하나다
운전사가 버스를 세워놓고 갓길에서 노닥거릴 때
귀가 간지러워 새끼손가락을 귓구멍에 넣느라
이번 생도 잠시 걸음을 멈춘다
* 비카네르Bikaner, 자이살메르Jaisalmer : 인도 라자스탄 주 타르사막에 있는
도시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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