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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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詩

불량 젤리

수평선다방의 시 2013. 8. 30. 16:46

 

     불량 젤리

 

                   김 은 경

 

솔직히 말할까 익살꾼의 농담보다

담배 연기 한 줌

날 깔깔 웃게 만든다고

 

내 침대 밑에는 도루코 칼

말라비틀어진 중국산 담배

빨강 초록 불량 젤리 덩어리들

 

놀다 지칠 땐

젖은 걸레로 악취나 닦아보자

어디서 왔는지 모를 냄새를 빼내기 위해

 

봄이 와도

베란다엔

알 수 없는 것들 넘쳐나고

 

말해볼까,

너의 배꼽보다 피어싱을 더 좋아해

네 말보다

자꾸 깨물어버리는 혀를 더 확신한다는 거

 

볼록한

젤리를 씹으면서

씨익 웃는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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