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삶창
- 문장웹진
- 장석주
- 김은경시인
- 내일을 여는 작가
- 걷는사람
- 시읽기
- 허연
- 심보선
- 삶이보이는창
- 서귀포항
- 허은실
- 양평
-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
- 시인시각
- 김안녕
- 불량 젤리
- 가을여행
- 시집
- 실천문학
- 실천문학사
- 김소연
- 김안녕 시인
- 시
- 우리는매일헤어지는중입니다
- 김은경
- 중미산자연휴양림
- 사랑의 근력
- 여행
- 시인
- Today
- Total
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이장욱 _ 오해 본문
오해
이 장 욱
나는 오해될 것이다. 너에게도
바람에게도
달력에게도.
나는 오해될 것이다. 아침 식탁에서
신호등 앞에서
기나긴 터널을 뚫고 지금 막 지상으로 나온
전철 안에서
결국 나는
나를 비껴갈 것이다.
갑자기 쏟아지는 햇빛이 내 생각을 휘감아
반대편 창문으로 몰려가는데
내 생각 안에 있던 너와
바람과
용의자와
국제면 하단의 보트피플들이 강물 위에 점점이 빛나는데,
너와 바람과 햇빛이 잡지 못한 나는
오전 여덟 시 순환선의 속도 안에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고정되는 중.
일생을 오해받는 자들
고개를 기울인 채
다른 세상을 떠돌고 있다.
누군가 내 짧은 꿈 속에
가볍게
손을 집어넣는다.
(『정오의 희망곡』, 문학과 지성사, 2006)
개구리들이 비처럼 내렸다.
폴 오스터를 위한 컴필레이션, 잘 듣고 있어요. 아침에는 여행을 떠난답니다. 고마워요.
심증만으로 하루를 건너가는 예수를 상상하도록 하자. 그도 자기를 믿고 싶었을 거야. 간절히.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비슷한 얼굴일 뿐인데, 전 오늘 당신을 처음 봐요. 신기해라.
주체란 실체 내부의 자기 부적합성, 실체 내부에 그어져 지워지지 않는 빗금에 다름 아니다. 아아, 지겨워.
아님 말고: 박찬욱의 가훈.
귀국하는 권희로씨의 경호를 위한 경찰의 작전명: “그 얼굴에 햇살.”
9·11 이후 미국이 벌인 대테러 작전명: “무한 정의.”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는 태초에 카오스가 있었다고 적혀 있다. 하품하는 아가리의 이미지.
빠끔히 입 벌리고 있는, 단 하나의 공허.
하지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총체성의 불가능함을 반영하는 총체성. 악무한의 쳇바퀴를 벗어나기 위한 다람쥐의 고투.
노킹 온 헤븐스 도어를 한 옥타브 낮춰서 부르기로 하자. 밥 딜런 풍으로.
우리 모두 입을 벌리고. 하나. 둘. 셋―
돈을 벌고 싶어.
개구리들이 비처럼 내리고 허공에 온 세계가 무지개처럼 피어났다. 화사했다.
안녕. 잘 지냈어요?
가을이 오면, 그 가을이 다시 오면
우리는 손을 잡고 우리의 오래된 해변을 걷기로 해요.
(시집 뒤표지에 시인이 쓴 산문)
'꽃처럼 아픈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시하 _ 우리집에 왜 왔니 (0) | 2010.05.17 |
---|---|
차창룡 _ 이제는 사랑을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다 (0) | 2010.05.12 |
이성미 _ 나는 쓴다 (0) | 2010.04.27 |
이병률 _ 이사 (0) | 2010.04.16 |
최승호 _ 보석 (0) | 2010.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