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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문광훈 _ ‘삶’이라는 수수께끼 본문
카프카가 1919년에 쓴 글 가운데는 「옆 마을」이라는 것이 있다. 그 전문(全文)은 이렇다.
“나의 할아버지는 말씀하시곤 했다. ‘삶이란 놀라울 정도로 짧단다. 지금 나의 기억 속에 밀려드는 사실은, 어떤 불행한 우연히 완전히 도외시한다고 해도, 어떻게 한 청년이 가장 가까운 마을로, 행복하게 흘러가는 평범한 삶의 시간조차도 그렇게 말 타고 가기에는 이미 한참이나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두려워함 없이, 말을 타고 나설 결정을 할 수 있을지,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말이다.’”
카프카의 문장은 압축적이고 비의적(秘意的)이다. 그래서 그 뜻이 금방 포착되지 않는다. 그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 풀어서 단계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이 글의 핵심은 물론 “삶이란 놀라울 정도로 짧다”는 데 있다. 이를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한 다음 문장은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삶이란 한 마을에서 다음 마을로 말을 타고 가는 것과 같다.
둘째. 그러나 이 일에서도 “어떤 우연한 불행”이 일어난다.
셋째. 하지만 이 불행한 우연을 없다손 치더라도 “행복하게 흘러가는 평범한 삶의 시간이란 그렇게 말 타고 가기에는 ‘이미 한참이나 충분치 않다.’”
넷째. 그러니 한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한 청년이 말을 타고 갈 때조차 우리 삶의 평범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두려움’ 속에서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_문광훈, ‘삶’이라는 수수께끼
(Naver 캐스트 - 문화의 안과 밖 에세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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