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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김은경 _ 칭다오 칭다오 본문
칭다오 칭다오
김 은 경
칭다오에 사는 이십 년 지기
설에 맞추어 귀국한다고 했다
중국차가 좋니 술이 좋니
당연히 술이 좋지!
약속은 약속 맹세는 맹세 그래도 지켜지는 게 있어
몇 해 만에 만난 아줌마 둘이 공부가주를 나누어 마신다
스무 해를 마셔도 늘지 않는 주량처럼
멀고도 가까운 칭다오 달고도 쓴 칭다오
배갈을 마시면 바람 부는 수수밭에 선 기분이 들어
몇 번을 돌려 본 장이머우의 비디오테이프, 고향집 어딘가 있을 텐데
서울 하늘엔 낫처럼 솟은 달
잊힌 사내의 혀처럼 뾰족한 별빛
가운데서도 너는 아름답고 한없이 너는 선하다
봉다리라는 별명을 가졌던 그녀
스무 살엔 날마다 물이 줄줄 샜지 술도 눈물도
헐렁한 봉다리를 헤집고 흘러나왔지
선명한 건 아무것도 없어 우리는 단단하지 못했지
강단 있게 좀 살아, 엄마 같은
잔소리를 나는 했지
칭다오에 한번 와
가을엔 사람이 너무 많고 겨울은 추우니까
봄이 좋아 봄에 한번 와
물컹물컹
건드리면 와락 무너질 것 같은 여자 둘이서
추수 끝난 수수밭에 선 추알*처럼
어쩌면 불행을 모르는 행불자처럼
칭다오 칭다오 노래하는 밤
중국술과 용한 호랑이 연고가 담긴 검은 봉다리는 아직
핏덩이 같은 두 개의 심장을 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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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붉은 수수밭>의 주인공 .
(시집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 실천문학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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