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여행
- 불량 젤리
- 실천문학
-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
- 허연
- 내일을 여는 작가
- 허은실
- 삶이보이는창
- 시인시각
- 시집
- 가을여행
- 문장웹진
- 삶창
- 사랑의 근력
- 김은경시인
- 양평
- 김안녕
- 심보선
- 서귀포항
- 김소연
- 시
- 우리는매일헤어지는중입니다
- 실천문학사
- 시읽기
- 김안녕 시인
- 걷는사람
- 중미산자연휴양림
- 시인
- 김은경
- 장석주
Archives
- Today
- Total
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허수경 _ 찬 물새, 오랫동안 잊혔던 순간이... 본문
찬 물새, 오랫동안 잊혔던 순간이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것을 본 양
허 수 경
저녁에
물새 하나가 마당으로 떨어졌네
툭,
떨어진 물새 찬 물새
훅,
밀려오는 바람 내
많은 바람의 맛을 알고 있는 새의 깃털
사막을 건너본 달 같은 바람의 맛
울 수 없었던 나날을 숨죽여 보냈던 파꽃의 맛
오랫동안 잊혔던 순간이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것을 본 양
나의 눈썹은 파르르 떨렸네
늦은 저녁이었어
꽃다발을 보내기에도
누군가 죽었다는 편지를 받기에도 너무 늦은 저녁
찬 물새가 툭 하늘에서 떨어지던 그 시간
나는 술 취한 거북처럼 끔벅거리며
바람 내 많이 나는 새를 집어 들며 중얼거리네
당신,
나는 너무나 젊은 애인이었어
나는 너무나 쓴 어린 열매였어
찬 물새에게 찬 추억에게 찬 발에게
그 앞에 서서 조용히
깊은 저녁의 눈으로 떨어지던 꽃을 집어 드는 양 나는 중얼거리네
당신,
우린 너무 젊은 연인이었어
우리는 너무 어린 죽음이었어
(계간 『문학과 사회』 2009년 여름호)
'꽃처럼 아픈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현종 _ 방문객 (0) | 2009.10.12 |
---|---|
정영숙 _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0) | 2009.10.07 |
정호승 _ 부드러운 칼 (0) | 2009.09.29 |
박후기 _ 사랑 (0) | 2009.09.24 |
공광규 _ 사랑 (0) | 2009.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