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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문동만 _ 불편한 식사 본문
불편한 식사
문 동 만
돼지편육 홍어무침 새우젓 인절미 절편 꿀떡 오징어채 땅콩 배추김치 코다리지짐 육개장에 밥 말아 먹고 또 먹어야 하는 날들 그제는 식탐 없던 사람이 밥상을 차려주니 이틀 밤낮으로 잘 먹었다 왜 죽음은 엇비슷한 밥상만 차려주는가 옆에 관짝을 눕히고도 익힌 살과 생살을 번갈아 식탐하는 습속이 불편하다 식인(食人)도 습속이라지만 저들이 숟가락을 놓는 날까지 숟가락을 굳게 움켜쥔다는 것, 이런 식사가 불편하다 먹어도 먹어치워도 줄지 않는 죽음이, 엇비슷한 술판의 아우성과 몇몇만의 곡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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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20일, 할아버지를 잃어버렸다.
올 봄부터 병치레를 자주 하던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나눈 마지막 대화, 발음이 불분명하던 그 목소리만이
지금 내게 마지막 인장처럼 남아 있다.
또 한 역사가 저물었다.
나를 어루만지던 희미한 빛 하나가 저 하늘로 돌아갔다.
할아버지가 가시고 난 후로는
내가 일곱살 무렵, 지폐로 나오던 500원짜리가
동전으로 나왔다고 웃으시며 고사리만 한 내 손에 동전을 꼭 쥐어주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자주 떠오른다.
붕붕, 평소 그렇게 즐겨 타시던 오토바이를 타고
이젠 저 구름 위를 날고 계실까.
"왜 죽음은 엇비슷한 밥상만 차려주는가"라는
구절이 더욱 뼈아픈 까닭은
삶에서도 죽음에서도 결코 단 한순간도
완전히 자유롭거나 떳떳해지지 못할
인간의 모습, 혹은 나의 모습, 그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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