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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임성용 _ 흘림 본문
흘림
임 성 용
가락시장 공중화장실에 적힌 안내문,
수도 동파 방지용 물 흘림 중입니다!
변기를 타고 줄줄 흘러내리는 물줄기
겨울 내내 수도가 얼어 터지는 걸 막아내려고
밤낮으로 안간힘을 썼다
내 늘어진 꼭지에서도 줄줄
아직 동파되지 않은 물이 흘러나오는데
자나 깨나 오름 저린 기운이 몸서리치는데
샌다, 잠가도 잠기지 않는 고장 난 밸브처럼
가늘게 새는 것들 넘치는 것들 모이고 모여
바짓가랑이에 끈끈한 흔적을 남긴다
시장 난전 흙바람은 회오리쳐 불어오는 중
쓰레기 더미 고양이들은 먹이를 구하는 중
화물차는 뜨거운 엔진을 풀고 짐을 내리는 중
하역노조 사내들은 비틀비틀 술을 마시는 중
장사꾼들은 싸우고 소리치고 뛰어가는 중
소방차는 정신없이 달려가고 사이렌을 울리는 중
무료급식소 노숙자들은 국밥을 먹는 중
부스러기 햇살은 빛나는 중
단 일 분 일 초의 정지도 없이 상념도 없이
나는 열심히 숨을 쉬고 있는 중
흐르고 흘러 콸콸 치솟아 오를 때까지
모두가 지금, 흘림 중이다.
(『리얼리스트』 창간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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