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진은영 _ 오월의 별 본문

꽃처럼 아픈 詩

진은영 _ 오월의 별

수평선다방의 시 2014. 6. 18. 14:04

 

     오월의 별

 

                             진 은 영

 

늙은 여인들이 회색 두건의 성모처럼 달려와서

언덕 위 쓰러지는 집을 품안에 눕힌다

 

라일락이 달콤하고 흰 외투자락을 날리며 달려와

무너져가는 저녁 담을 둘러싼다

 

면식 있는 소매치기가 다가와

그의 슬픔을 내 지갑과 바꿔치기해간다, 번번이

 

죽은 사람이 걸어다닌다 꽃이 진다 바람이 분다 여름이

파란 얼음처럼 마음속으로 미끄러진다

 

하늘의 물방울 빛난다

내가 사랑했던 이가 밤새 마셨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