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다방의 빨간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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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_ 국수 공양

수평선다방의 시 2012. 2. 23. 13:34

 

 

     국수 공양

 

                      이 상 국

 

동서울터미널 늦은 포장마차에 들어가

이천원을 시주하고 한그릇의 국수 공양(供養)을 받았다

가다꾸리가 풀어진 국숫발이 지렁이처럼 굵었다

그러나 나는 그 힘으로 심야버스에 몸을 앉히고

천릿길 영(嶺)을 넘어 동해까지 갈 것이다

오늘밤에도 어딘가 가야 하는 거리의 도반(道伴)들이

더운 김 속에 얼굴을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