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아픈 詩

김소연 _ 추억은 추억하는 자를 날마다 계몽한다

수평선다방의 시 2009. 10. 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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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은 추억하는 자를 날마다 계몽한다


                                  김 소 연


추억은 짐승의 생살

추억은 가장 든든한 음식

추억은 가장 겸손한 육체

추억은 추억하는 자를 계몽한다


추억은 실재보다 더 피냄새가 난다

추억은 도살장

추억은 정육점

붉게 점등한 채

싱싱한 살점을 냉동보관한다

어느 부위 하나 버릴 게 없구나

번작이끽야(煩灼而喫也)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