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아픈 詩

김희업 _ 문득

수평선다방의 시 2015. 9. 2. 17:49

 

 

  문득

 

               김 희 업

 

문득이 어디 있는지 궁금했다

찾아나서기로 했다

태양이 낙타의 걸음을 느리게 조절해놓은

아프리카로 갔으나

겨우 파리밖에 보지 못했다

세렝게티 초원에선

마라강을 건너가는 누떼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다

별 소득 없이 돌아와야 했다

그는 멀리 못 갔을 거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문득이란 놈은

혹 성질 급한 생각이나 느낌 앞세워

느닷없이 들이닥칠지 모른다

그렇다고 당황하지 마라

노크를 하면 망설이지 말고 영접하라

뜻밖에 생각이 떠올라 환성 지를 때처럼

평소와 같이 엉뚱하게

제 발로 찾아올지 모르니

기다리는 수밖에

쉽게 눈에 띄지 않거나 섣불리 놓칠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 곁을 피해갈지도 모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