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아픈 詩
이중기 _ 나의 경전
수평선다방의 시
2014. 6. 17. 17:27
나의 경전
이 중 기
나는 논과 밭을 경전으로 삼았다
물소리 바람소리 다 말라버린 가뭄을 건너
슬픈 남루를 액자에 담아 거는 극지의 노을까지
농사짓는 일이 명부전 같다
나는 그것이 분하다
탁란을 마친 뻐꾸기는 어딜 갔는가
파란만장의 책, 經아, 사무치면 고요에 닿는가
나는 이제 나의 경전을 얼음 감옥에 가두어야겠다
神에게 들키지 않을 꽃 한 송이 불끈 피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