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아픈 詩

공광규 _ 사랑

수평선다방의 시 2009. 9. 11. 17:31

 

 

 

 

   사랑


                   공 광 규


새를 사랑하기 위하여

조롱에 가두지만

새는 하늘을 빼앗긴다


꽃을 사랑하기 위하여

꽃을 꺾어 화병에 꽂지만

꽃은 이내 시든다


그대를 사랑하기 위하여

그대 마음에 그물 쳤지만

그 그물 안에 내가 걸렸다


사랑은 빼앗기기

시들기

투망 속에 갇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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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사랑을 하고 계신가.

아프고 쓸쓸하고 한없이 외로운 사랑을 하고 계신가.

사랑만이 나를 뼈아픈 적막 속에 있게 하고, 사랑만이

나를 용광로 속에서 또 들끓게 하는 것을.

그러나 빼앗기지 않고, 시들지 않고,

갇히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사랑이란 없음을,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나이.